폐경(menopause)이란 월경이 완전히 끝나는 현상입니다. 40세 이상 여성에게 특별한 원인이 없이 1년 동안 월경이 없으면 폐경을 의심할 수 있고, 특히 폐경 증상이 동반된다면 쉽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폐경기는 폐경 이후 남은 생의 기간을 뜻합니다. 이 기간에 난소에서는 여성호르몬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폐경주변기(perimenopause)란 폐경 전후를 가리키며,
여성갱년기(climacteric)는 그보다 광범위한 기간, 즉 폐경 전 수년에서 폐경 후 약 1년까지를 뜻합니다. 최근에는 갱년기보다 폐경 전 기간을 의미하는 폐경이행기(menopausal transition)란 용어를 사용하는데, 이 시기에는 난소의 기능이 점진적으로 소실됩니다. 일부 여성은 폐경이행기에 폐경 증상이 시작됩니다. 미성숙한 소녀가 여성 호르몬이 왕성히 분비되는 사춘기를 겪으며 임신이 가능한 여성으로 성장했던 것처럼, 폐경 역시 나이가 들어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줄면서 겪는 정상적인 노화 현상입니다. 폐경은 30대에서 50대 사이 혹은 그 이전과 이후라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정상 폐경은 대부분 48세~52세에 일어납니다. 2003년 한국 폐경여성 조사에서 평균 폐경연령은 49.7세였습니다.
40세 이전에 난소 기능을 상실하여 발생하는 폐경을 “조기 폐경”이라고 하며, 발병율은 1% 정도입니다. 조기 폐경 여성은 장기간 에스트로겐이 부족해 정상 폐경에 비해 폐경 증상이 조기에 발생하며, 심혈관 질환과 골다공증도 조기에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일찍 진단하여 적절한 호르몬 요법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갱년기(폐경기) 증상
폐경기가 되면 여성의 몸은 호르몬 환경의 변화로 인해 다양한 증상을 경험합니다. 폐경 증상과 징후는 매우 다양한데, 이것은 여성 호르몬이 모든 여성에게 똑같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폐경은 사춘기에 월경을 시작하는 것처럼 여성이 겪는 정상적인 삶의 과정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월경주기 변화
가장 일찍 나타나는 변화는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것입니다. 출혈량이 감소할 수도 있지만 더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월경 기간도 짧거나 길어집니다. 월경주기가 지나치게 짧아지거나, 출혈량이 너무 많거나, 월경과 무관하게 피가 비치거나, 월경 기간이 1주일 이상으로 길어지면 다른 이상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부인과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2. 열성 홍조 및 발한
열성 홍조는 가장 흔한 폐경 증상으로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의 70%에서 나타납니다. 보고에 의하면 64%가 1~5년간, 26%가 6~10년간 열성 홍조를 겪는다고 합니다. 열성 홍조 증상은 개인차가 있으며 대개 1~2년 정도 지속됩니다. 흔히 상체의 한 부위에 갑작스럽게 열감을 느끼며, 얼굴이나 목이 붉게 달아오릅니다. 가슴이나, 등, 팔에 붉은 반점이 생길 수 있고, 땀을 흥건히 흘리거나 추워서 몸을 떠는 증상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심한 정도 역시 가볍게 얼굴이 붉어지는 정도부터 잠에서 깰 정도까지 다양합니다. 열성 홍조는 보통 30초에서 10분 정도 지속됩니다.
3. 생식기 위축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질 상피의 두께가 얇아지고 창백해지며 주름이 없어집니다. 또한 질벽이 탄성을 잃고, 질 주변 조직의 혈류량이 감소하여 점액 분비가 줄며, 자궁 경부가 위축됩니다. 그 결과 질이 좁아지므로 성교 시 통증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폐경 전 여성의 질 내부에는 정상적으로 유산균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유산균이 생산한 유산은 질 내부를 산성으로 유지하여 다른 병균의 증식을 억제합니다. 그러나 폐경기에 이르면 질 내부의 산도가 떨어지면서 각종 병균이 증식하여 질염에 걸릴 위험이 높아집니다.
4. 배뇨 장애
폐경기에는 요도 점막이 위축돼 다양한 배뇨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뜨거운 목욕탕 속에서 소변을 참기가 어려워지고, 운동을 하거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웃거나 달릴 때 소변이 새는 요실금 증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요로 감염이 잘 생기며, 감염이 없더라도 요도 점막 위축 자체로 소변을 볼 때 심한 작열감이나 배뇨 곤란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요도의 저항이 감소하여 감각자극에 민감해지면 요급박증과 빈뇨가 생길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방광과 요도를 포함한 골반 장기를 지지하는 조직의 탄력이 감소해 방광 또는 직장 탈출이나 자궁탈출 등의 질병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5. 성생활
폐경기가 되면 질 위축과 분비물의 감소로 성교 곤란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르가즘 시 자궁이 수축하면서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골반 구조물의 지지력이 떨어지고, 흥분 시 질 팽창이 저하되면서 성행위를 기피하려는 경향이 심해집니다. 성에 대한 관심 자체가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임신에 대한 걱정이 없기 때문에 성에 대해 더 적극적이고 자유롭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성 매개성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6. 수면 장애
폐경기에는 일찍 잠들거나 일찍 깨어나기 힘들 수 있습니다. 폐경 증상 중 하나인 야간 발한으로 잠에서 깨기도 하며, 일단 깨어나면 다시 잠들기 힘든 경우가 흔합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해 다음날 쉽게 피로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7. 감정 변화
사람에 따라 우울, 흥분, 감정의 심한 기복이나 자신감의 상실, 집중력 저하, 고독, 불안, 신경과민 및 권태감, 두통, 불면증, 공격성 등을 보입니다. 감정 변화는 폐경 시 겪는 신체 변화에 따른 실망감이나 상실감에서도 기인하지만, 가정과 사회 등 환경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8. 신체 변화
폐경기에 접어들면 허리는 굵어지고, 근육은 줄며, 피하지방은 점점 늘어납니다. 피부는 얇아지고, 유방은 크기가 줄며 처집니다. 관절이나 근육이 뻑뻑해져 관절통과 근육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치료 및 관리
호르몬 요법
호르몬 보충 요법은 폐경 증상을 완화시키고 비뇨생식기계의 위축을 예방하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막아주는 데 효과적입니다. 여성 호르몬을 투여하면 골밀도가 증가하여 골절이 감소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호르몬 보충 요법이 폐경 후 골다공증을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 요법은 폐경 후 피부의 탄력과 두께를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장 직장암의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에 자궁내막암이나 유방암 같은 호르몬 의존성 종양이 있었던 사람은 호르몬 보충 요법을 시행하면 재발할 가능성이 발생하므로 이 요법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외에 간부전증이 아주 심한 경우, 현재 담낭 질환이 진행 중인 경우, 혈관 색전증이 있는 경우, 진단되지 않은 비정상 자궁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호르몬 요법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급성 호르몬 결핍 증상으로 고통을 겪는다면, 호르몬제 이외의 약물과 생활 패턴의 변화를 통해 증상의 조절을 꾀할 수 있습니다.
관리
갱년기에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흡연을 삼가고, 균형 있는 식사와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입니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유제품 등의 고칼슘 식품을 섭취하고, 매일 칼슘제를 복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술과 탄산음료를 되도록 삼갑니다. 저지방, 저염식을 실천하여 심장 질환 위험을 감소시켜야 합니다. 주 5회씩, 매회 적어도 30분 정도 유산소 운동을 하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뼈가 강해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산책, 수영 등 몸 전체를 움직이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요법
여성호르몬(estrogen)은 칼슘 흡수를 촉진하고 혈액 내 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폐경기 이후엔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골다공증이 남성에 비해 현격히 증가하게 되고 혈관의 탄력과 심장질환 보호효과를 잃게 되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가 폐경 전에 비해 많이 증가하므로 골다공증과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식사요법이 필요합니다.
1. 필수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되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조절해야 합니다.
2. 고칼슘 식품을 섭취합니다.
3. 알코올과 탄산음료는 칼슘의 흡수를 저해하므로 자제해야 합니다.
4. 저지방, 저염식으로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킵니다.
5. 비타민 E 등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합니다.
6. 콩, 두부 등 대두를 이용한 메뉴를 즐깁니다. 콩 속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한 물질로 갱년기 증상(얼굴홍조, 불면증)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으나 그 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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